아마 아직은 서늘한 봄밤이었을 것이다. 차창밖으로 어스름한 달무리가 보였고 그 사이를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았으니. 성우는 차창밖으로 차갑지만 따뜻한 그 기묘한 광경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애수에 잠겼다. 어느 순간 노란머리가 다가와 시선을 집어삼켰다. “뭐보노.” 다니엘이었다. “벚꽃.” “벚꽃?” 다니엘은 뒤를 돌아 창밖을 확인했다. 한강변에 흐드러지게 핀 ...
“내가 잘할게.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저물고 있는 해처럼 벌건 얼굴의 네가 말한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랑 연애 함 해볼래 형아. 내 형 진짜 좋아한다.” 더듬더듬,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너였지만 그 어떤 세상의 말보다 명료하고 정확했다. 그러고 쑥스러운 듯 네가 웃었다. 나는 거기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너만 끌어안았다. ...
성우가 사라지자 소속사는 발칵 뒤집혔다. 백방으로 성우의 흔적을 수소문해보았지만 아무도 성우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콘서트가 끝나고 잠시 인천집에 다녀온다던 성우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성우의 짐은 덩그러니 9층의 민현방에 놓여있었고, 멤버들은 갑작스런 성우의 실종에 당황했다. "얘가 이렇게 책임감 없을 애가 아닌데.." "마지막 콘...
(21-1과 이어집니다.) 가장 바라지 않았던 2018년의 마지막 달이 찾아왔다. 이제 달력은 한장밖에 남지 않았다. 12월이었다. 워너원은 마지막 고척돔 콘서트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매일매일 동선을 연습해야했고 안무를 복기해야했으며 개인 퍼포먼스를 준비해야했다. 마지막인만큼 인터뷰 요청 역시 쇄도했다. 멤버들은 힘이 닿는대로 인터뷰에 응하고 방송...
"만약 내가 형이랑 사귀면 어떨거 같은데." 시간이 그대로 멈춘것 같았다. 성우는 갑작스런 다니엘의 고백에 놀라 그대로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예상치 못한 고백이었다. 향수를 건넬때만 하더라도 오늘 다니엘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고백으로 이어질줄이야 상상도 못했더란다. 성우는 그저 눈만 크게 동그랗게 뜬 채 진지한 표정의 다니엘을 가만...
7월은 월드컵으로 세계가 들썩인 한달이었다. 워너원이 해외투어를 시작하는 사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은 개막을 했고, 한국은 독일을 상대로 2:0이라는 쾌거를 거두며 한국월드컵 사에 기록적인 역사를 남겼다. 11명의 또래 남자애들이 모인 워너원 역시 화제는 단연 월드컵이었다. 그 중 유소년기때 축구선수 활동을 했던 김재환은 해외투어 중간에도 끊임없이 모든 ...
다음날 뉴욕의 날씨는 거짓말처럼 화창했다. 곳곳에 패인 물웅덩이만이 어제 비가 왔음을 조심스럽게 증명했지만 그마저 티없이 푸른 하늘을 비추며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모든것이 선명하고 빛나는 가운데 펜스테이션역에 당도한 다니엘과 성우는 더없이 우중충했다. 그도 그럴것이 어제 다니엘이 성우를 힘껏 밀치고 난후 다음날까지 둘은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았더란다....
6월의 여름이 다시 시작됐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분홍 꽃잎은 자취를 감추고 세상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날이 갈수록 햇볕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맹렬하게 타올랐고 후끈한 공기가 온몸을 덥혔다. 성우는 타오르는 태양의 기세에 지쳐 건조한 눈을 끔벅이며 읽고 있던 시집을 덮었다. 시집의 이름은 이카루스 비가(悲歌) 성우는 눈을 감고 새 조차 가까이 날지 않는...
"누군데. 내가 아는 사람이야?" "어." "....누군데." "성우형." "아씨 뭐야. 죽을래." 재환이 다니엘에게 주먹을 쥐며 을러댔다. 다니엘은 그런 재환을 보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사실은 멤버들 앞에서 자랑을 하고 싶었더란다. 아무도 쵸쿌렛을 받지 못한 멤버들에게 발렌타인데이날 성우형이 자신을 챙겨줬노라 은근슬쩍 티를 내고 싶었다. 그리고 혹시나 싶...
세상을 한바탕 뒤집어 놓았던 워너원의 방송사고 문제도 일주일즘 지나니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세상은 이미 다른 물어뜯을 거리를 찾아 다시 하이에나처럼 달려 들었고, 이미 단물이 다 빠진 워너원은 너덜너덜 헤진 채 사막 위에 내팽개쳐졌다. 아무도 이제 과거의 문제를 재론하지 않았지만, 대중에게 물어뜯긴 이빨자국의 상처는 선연했다. 한동안 워너원은 서로 그 피...
2017년 12월 31일에서 2018년 1월 1일로 넘어가며 공식적으로 스물셋, 스물넷이 된 그들이지만 하루 사이에 모든 게 달라질리 만무했다. 여전히 다니엘은 개구졌고 성우는 섬세했다. 그러나 한가지 바뀐게 있다면, 다니엘이 성우를 놀리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은 사실이다. 재밌는 껀덕지가 있으면 2절 3절 반복해서 성우를 놀려먹었던 지난날과 다르게 아무리 ...
몇일 뒤 다니엘은 언제 앓았냐는 듯 다시 방방 뛰어다니며 숙소를 헤집었다. 생일때조차 맥을 못추려 성대한 생일파티는 결국 못 해줬지만, 다시 평소의 다니엘로 돌아온것만으로 성우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윤지성과도 어떻게 대화를 잘 풀었는지 다시 본래의 지성엄마와 다니엘아들로 돌아와 티격태격 말싸움을 벌인다. 완연히 자신이 알던 다니엘로 돌아온 셈이었다. 그리고...
RPS 기반/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립니다. https://twitter.com/gomchu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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